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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동생에서 수강생, 그리고 이제는 기자님! 박정희군 :)


뭐 제목 그대로입니다.
동생에서 수강생, 그리고 이제는 기자님! ㅎ
여느 전기영화 못지 않은 스펙터클하고 파란만장한 P군의 청춘길을, 저는 지켜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아주 약간의 도움을 주었거나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거창하고 오만하게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러니까 지금 이야기 하려는 P군을 지켜봐왔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스트레스 무진장 받더라해도-  내가  이 일을 하는 즐거움은 이거로구나, 의미를 찾게 되는 소중한 순간이거든요.

P군, 그러니까 박정희군은 말씀드린대로 일전에 <GQ>의 대학생 모니터로 인연을 맺게 된 '아는 동생'이었습니다. 그 당시 정희의 자기소개서를 볼 수 있었는데 한 권의 잡지형식을 따라 1장짜리 기본 형식은 깡그리 무시하고 20여 장의 엄청난 양의 자기소개서를 덧붙였더랍니다. 고백하건데 꼼꼼히 다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이야기 했지만 20장이 넘었다잖아요, 저는 대학생때 리포트도 그렇게는 안 썼, 아니 못 썼습니다.

처음엔 그런 무지막지하게 들이미는 무식함, 그리고 무엇이 그런 무식한 방법을 취하게 했나 하는 궁금함에서 출발했습니다. 만나 본 정희는 재미있는 친구였습니다. 남자친구보다는 여자친구들과 수다떠는 것을 좋아 할 것 같은, 특히 여자친구가 있다면 이 브랜드는 어떻고 저건 어떻고, 너에게는 이게 어울리고 저건 피해야 한다 그런 대화를 한 다발 쏟아낼 듯한, 언뜻 들으면 '게이'스럽지만 절대 아닌, 여자친구를 갈구하고 있는 평범한 친구였지요. 

그러다 정희를 좀 더 자주 보고, 잘 알게 된것은 <에디터스쿨> 1기를 수강생으로 만나게 되면서 부터입니다. 사실 정희가 막연히 매거진 에디터를 지망한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 이기적인 마음으로부터 출발해-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꼬드긴 형태였습니다만, 매 수업시간을 즐겁게 임하고, 특강시간도 꼬박 꼬박 출석해 좋은 질문을 꼭 하나씩 해주는 기특한 학생의 자세로 임했지요 
처음에는 본인 스스로도 매거진 에디터가 맞는지 고민했었는데 원래 그런 고민은 에디터를 꿈꾸는 친구라면 누구든 했을 당연한 고민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그런 종류의 고민은 하고 싶을 수록, '내게는 이 길 밖에 없다'고 맹목적인 열정을 바칠수록 더 깊어지고, 더 괴로워지는 법. 그 고민을 뛰어 넘어 겁내는 것 이상의 액션을 취해야만이 조금 더 가까워질텐데- 무지막지하게 밀어 붙일 줄 알던 정희, 끊임없이 캐내고 노력하길 좋아하던 정희답게 걱정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일, 조금이라도 잡지와 가까워질 수 있는 여러 경험들을 하는 데 시간을 투자했고 결국 지금의 자리를 만들어냈네요. 정희는 요전에 잠깐 5월의 컨트리뷰터는? 이란 글에 언급한 희영씨와 함께 2008년 에이치이엠코리아((구)아쉐뜨아인스미디어)의 하반기 공채에 합격해 4개월째 열심히 인턴에디터로서 일을 하고 있답니다. 

한 사람이 무언가를 결심하는 순간부터 그것을 실현시키는 순간까지 지켜볼 수 있는 건, 흔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이룬 후 그 곳에서 더 큰 꿈을 꾸는 것을 목격하기란 더 힘든일이겠지요. 
늘 꿈꾸는, 그리고 그 것을 위해 노력하는 정희라면- 제가 또 한 번의 목격을 할 수 있도록, 운 좋은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줄 것 같네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그처럼, 더/플레이라운지도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보태어 봅니다 :) 


                                           - MARCH 2009 <EL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