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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매거진라이팅] 그 두 번째 이야기, 빨간펜 이숙명 선생님!


* 매거진라이팅 수강생 김지은씨께서 작성해주신 리뷰입니다. :)



[매거진라이팅] 그 두 번째 이야기, 빨간펜 이숙명 선생님!

Reviwer 지은

* 꼬올깍. 이제 내 차례다. 내가 제출한 숙제를 약 1분간 선생님과 다른 수강생들이 조용히 읽기 시작한다. 내 글이 읽는 사람에겐 어떤 느낌을 주었을지, 선생님이 보시기엔 또 어땠을지 궁금하고, 걱정도 되고, 약간의 기대도 해본다. 어랏? 근데 숙제를 제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잘 안보였던 나의 실수들이 곳곳에 보인다. 다시 생각해보니 원래 쓰려고 했던 말과 좀 다르게 나간 것 같기도 하고, 기사인데 블로그에 끄적일 법하게 내 사견만 길게 늘어놓은 곳도 있다. 선생님의 빨간펜이 나의 엉뚱한 오탈자, 주어와 서술어가 전혀 연결되지 않는 비문, 국어사전에 결코 없을 단어 등등에 무참하게 직직 그어진다. 소재의 선택과 시각, 구성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도 이어진다. 아무도 내 숙제인지 모르지만 혼자 민망해서 웃음이 나오고 얼굴이 빨개진다. 내 얘기라 선생님 말씀에 나도 모르게 크게 반응했다가 남들이 내 숙제인걸 알까봐 걱정하다가, 다시 선생님이 지적해주신 모든 것을 꼼꼼히 받아 적는다. 다음에는 같은 실수는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 매거진 라이팅 2차 수업에서는, 지난주 수업 후 제출한 수강생들의 모든 과제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졌다. “여러분들의 숙제를 다 받아서 죽 봤는데, 기분 나빠졌어. 고칠게 별로 없어” 하시던 선생님의 기분 좋은 오프닝 멘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열심히 풀어낸 수강생들의 과제가 짠- 하고 빔 프로젝트에 비춰졌다. 플라워 스커트에서 레인부츠까지 요즘 한창 유행하는 패션 아이템, 드라마에서 과학기술까지 요즘 돌아가는 문화 흐름 전반에 관한 기사들이 광채를 뿜으며 눈앞에 나타났다. 정말 잡지 페이지처럼 성심성의껏 이미지와 텍스트를 배치해 제출한 수강생도 있었고, 일반 영화지 기자들의 시선 못지않게 요즘 드라마와 영화의 흐름을 읽어내는 내공이 느껴지는 수강생도 있었다. 우리 매거진 라이팅 2기 수강생들의 조용한 저력을 확인한 계기였다고나 할까.

* 피드백이 모두 끝난 뒤엔 이른바 “죽은 글을 만드는 5가지 요소”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크게 비문과 중첩, 빈곤한 어휘와 수사, 그리고 클리셰. 파닥파닥 살아 숨 쉴 수 있는 글을 이 다섯 가지 요소가 어떻게 죽이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무엇보다 지면은 한정되어 있고, 잡지를 읽는 사람들은 재미없으면 안 읽는 민감한 독자들이 대부분인데, “남들 했던 얘기로 낭비할 종이가 없다”는 선생님의 말이 가슴에 포옥, 하니 화살처럼 들어와 박혔다. 사전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새로운 어휘와 표현들을 익히라는 조언도 잊지 않으셨다. 다음 과제는 이번 수업의 연장선에서, 문장도 표현도 극도로 엉망인 보도자료 5개를 갈고 닦아 각각 4~5줄짜리 단신 기사를 쓰는 것(실제로 에디터들이 ‘브랜드 뉴스’를 다루는 페이지를 쓸 때 하는 일)! 오늘의 따끔했던 수업을 계기로, 우리 2기생들의 실력들이 쑥쑥 커갈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 만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