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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매거진라이팅> 5월 첫 수업 리뷰


* <매거진라이팅> 김지은 수강생께서 작성해주신 리뷰입니다


<매거진 라이팅> 그 첫 번째 이야기

Reviewer 김지은

맛깔나는 글을 쓰고픈 사람들의 모임

나는 재미있는 글이 좋다. ‘활자 중독증’ 보다는 ‘활자 피로증’이여서 그런지, 여간 재미있지 않아서는 잘 읽지도 않고 빠져들지도 않는다. 그러나 ‘재미’만 있고, 읽고 나서는 내가 뭘 읽었는지 기억도 안나는 글은, 매력이 없다. 순간적으로만 찌릿할 뿐 징하게 사랑하고픈 깊은 맛이 없다고나 할까. 정말로 나의 혼을 쏙 빼놓는 글은, 재미도 있는데 게다가 깊이까지 있는 글이다. 문체는 한없이 가볍고 발랄한데, 그 안에 굵다랗고 커다란 흐름이 힘있게 넘실대는 글이다. 세상에 대해 예민하게 촉각을 곤두세우고, 레이더망에 포착된 커다랗고 중요한 이슈를 그야말로 맛나게, 조리해내는 글이다.

내가 생각하는 ‘잡지식 글쓰기’가 매력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잡지는 무게 잡지 않고, 어깨에 힘주지 않는다. 오히려 어깨를 낮추고 손가락으로 살살 달래듯 독자들의 눈을 끌어당긴다. 그들은 기존의 언론 매체가 미처 초점을 두지 못한 것을 끌어내고, 또는 초점을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잡아채 재미있게도 엮어낸다. 그 흥미로운 프레임 안엔 사회도 있고, 예술도 있고, 사랑도 있다. 얼굴 화끈하게 솔직한 단어도, 고고하게 아름다운 단어도 있다. 마치 한 쪽 맛과 다른 쪽 맛이 또 다른 싱싱한 과육처럼, 잡지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도 백이면 백가지의 색깔을 낸다.

그런 ‘잡지식 글쓰기’를 막연히 동경해 이 강의를 찾았다. 그동안 써 온 내 ‘딱딱한’ 글에 욕심을 좀 내고 싶어 가깝지 않은 거리와 통학시간도 기꺼이 감수했다. 초여름 같았던 지난 토요일 아침, 아담한 더/플레이 라운지 강의실에 ‘좀 더 맛깔스러운 글을 쓰고 싶은’ 열 다섯명의 수강생들, 그리고 ‘프리랜서 라이터’라는 직함과 스타일마저 자유분방한, 이숙명 선생님이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만.났.다.

글은 에디터의 기본

에디터, 라는 직업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의 물꼬를 텄다. 이숙명 선생님은 원고 마감 때문에 이틀 내내 두 시간도 못자고 나오셨다고 했다. 에디터 일을 하다보면 밤을 꼴딱 새 원고를 쓰고 나서 다음날 전화 한통에 엎히기도 하고, 생각보다 지면이 쪼달려 힘들게 쓴 글을 머리를 쥐어뜯으며 잘라야하기도 하고, 그럴 때면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하지만 어느 직업에나 하나쯤은 있을 법한 이런 ‘현실’ 앞에서도 ‘그래도 에디터를 하고 싶다면’, “글은 기본”이라는 선전포고를 선두로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됐다.


피쳐 에디터 지망이라면 글은 지극히 당연한 ‘기본’이고, 패션이나 뷰티 에디터도 짧은 글 한 편이라도 제대로 쓸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패션이나 뷰티 분야에서는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드물기 때문에, 글을 잘 쓰는 피쳐 에디터가 패션 지식도 가지고 있다면 더욱 ‘시장성’이 높아진다는 유용한 팁도 건네주셨다. 또한 ‘뺄 것이 없는 글’을 만드는 탄탄한 논리, 독자의 눈을 끝까지 잡아두는 재미 등 잡지에서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들을 설명하셨다. 같은 소스를 가지고도 매체와 성격에 따라 다르게 접근할 수 있고, 전혀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기에 다양한 접근법을 시도하라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첫 과제로는 “요즘 가장 hot한 트렌드를 주제로 5매(원고지 5매, A4 1/2)짜리 정보성 기사쓰기”가 주어졌다. 이런 타입의 기사는 어느 잡지에나 있기 때문에, 여러 잡지들의 다양한 접근법을 살펴보라고 조언해 주셨다. 다음 시간에는 “작문 기초 훈련”과 첫 과제의 피드백이 이루어진다. 6주간의 강의를 거치며 나의 결과물들이 하나하나 쌓여갈 것이니 ‘초큼 많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