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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SEC 쟝노엘 케퍼러 교수의 럭셔리경영 특강 듣고 왔습니다!

23일 오후 6, 신사동 SLBI에서 진행된 파리 HEC Jean-Noel Kapferer (쟝노엘 케퍼러)교수의 특강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물론 고민이 많았죠. 나름 대한민국에서 럭셔리브랜드 관련 과정을 운영하는 단 두 개의 기관 중 하나인 TPL에 몸담고 있는지라, 입구부터 쫓겨나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웠답니다. 물론 저의 등장에 SLBI 직원들 놀라시더군요.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저희는 SLBI의 경쟁업체가 아니라고요! 무엇보다 럭셔리브랜드 마케팅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권위자인 케퍼러 교수의 강의를 놓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친절하게 강의실로 안내를 해주셔서 좋은 자리에 잘 앉아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비롯 적진에 들어와 염탐을 하려 했던 것은 아니나, SLBI는 시설에 투자를 아주 많이 하신 것 같았습니다. 한 눈에 보아도 대충 금액이 머리 속으로 계산되는 고급 인테리어에, 외국인 faculty까지 있으니 놀랍기만 했습니다. 먼저 다니엘 메이란 대표의 간단한 인사가 있었고, 막 공항에서 도착했다는 HEC 케퍼러 교수의 소개가 시작되었습니다. (프랑스식 영어발음과 퍼플 컬러의 바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강의 내내 바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구요. 나도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내내 하면서.)

그러고 보니 대략 15명 정도 참석을 한 것 같습니다. 자기 소개를 하는데, 현대카드, 캐세이퍼시픽, 스타벅스, 패션비즈 기자 한 분, 프로골퍼 한 분, 그리고 명품시계 업체에서 두 분 오셨더군요. (참석한다던 신기주 기자는 없었습니다).

 

강의 주제는 <What is Luxury Management?>였지만 사실 처음 50분 정도는 SLBISEC가 운영하는 프로그램 홍보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예상은 했지만 각종 모듈과 주제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들었답니다. 현재 운영되는 6개의 모듈과 주제에 대한 내용들을 모조리 적어왔는데, 물론 초대받은 사람들에게 공개된 강의이기는 했지만, 왠지 혼자 제 발이 저려서 눈치가 보이던걸요.

그리고 진행된 20분 정도의 강의.

깊이 있는 강의는 아니었지만,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럭셔리 비즈니스에 대한 큰 그림도 그려볼 수 있었고 그 동안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한 답도 얻었죠. 역시 케퍼러 교수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제 강의 들으면서 열심히 적어온 몇 가지 내용들 공유해 봅니다.

강의의 시작은 “Luxury is not cost-oriented! Luxury is dream-oriented!”로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지불한 돈에 맞는 합리적인 가치를 가진 물건을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럭셔리 제품의 고객들은 다른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제품들과는 다른 특별한 가치를 항상 요구하죠. 그는 럭셔리 브랜드에서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규모가 아니라 바로 고객들, 사람들 사이에서의 reputation이라고 여러 번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케퍼러 교수가 이야기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필수조건은 무엇일까요? , 사실 여러분이 짐작하는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첫째, Luxury must be international!

럭셔리 브랜드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같은 인지도를 가지고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케퍼러 교수가 예로 들었던 것이 인도의 여인들이 머리와 얼굴을 가릴 때 쓰는 <사리>인데, 아무리 그 사리가 최고급소재로 만들고 럭셔리 제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해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일반적으로 애용되거나 공감되지 않기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로 태어나기 어렵다는 설명 이었습니다. 명쾌하죠?

 

둘째, Best location in the best cities!

그렇죠. 세계 주요도시 어디를 가나, 그 도시에서 가장 중심이 되고 최고의 입지라고 생각되는 곳에 각종 럭셔리 브랜드의 매장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셋째, Top quality from the start!

럭셔리 브랜드에게 있어 제품이 더 나아지고 성장하는 것은 없습니다. 럭셔리 브랜드는 처음부터 완벽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빈 틈 없이 완벽해야 하니,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것이겠죠. 케퍼러 교수는 럭셔리 산업에 있어 눈 앞의 이윤은 질문거리도 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창의성과 높은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 사이에서 명성을 얻게 되고, 물론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 명성이 전부인 셈입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과거에 비해 럭셔리 브랜드에서도 일반 중산층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Cartier de must 시리즈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죠. 소득의 증가와 일하는 여성의 증가는 럭셔리 산업의 성장과 직접 연결됩니다. 물론 더 많은 중산층들이 럭셔리 브랜드가 판매하는 90%의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지만, 역시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10%의 제품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재미있습니다.

 

SLBI의 오픈을 진행했던 손주연 이사가 얼마 전 퇴사를 했다고 하여, 인사를 못 하고 나온 것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세계적인 석학의 짧고 명쾌한 강의를 듣고 나니 기분만큼은 최고였답니다.


<안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