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UDY

2009 HEM Korea 합격기

에디터스쿨 2기 수강생 이민희씨의 HEM Korea 합격기입니다.

소중한 글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축하드려요!




심심한 감사의 말씀 / 에디터스쿨 2기 이민희

2010. 02. 07.

초등학생 때는 방송반 작가를 했습니다. 중학교 때는 만화책을 포함한 온갖 종류의 책을 많이 읽었고, 펑크와 그런지 음악을 좋아했었어요. 고등학교 다닐 땐 교지편집부였고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선 저학년 무렵 독한 연애를 하고 고학년에 광고, 축제기획, 잡지, 순수예술, 공연예술을 '살짝' 경험했습니다. 피처 에디터를 지망했으니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작년 1월부터 방송이나 신문기자․PD 준비하는 친구들과 논작 토론 스터디도 했어요.(예비언론인 다음카페 <아랑>에 가시면 스터디 구하실 수 있습니다.) 합격한 다른 친구들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경우 이런 경험들이 딱히 계획적인 건 아니었습니다. 하고 싶은 걸 꾸역꾸역 다 해 보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는 도중에 의욕과잉으로 급체 증상을 겪기도 했지요. 부끄럽고 무책임하게도 패션 어시스턴트 자리에서 꼴랑 한 달 만에 제 발로 걸어 나오기도 하고, 유명하다싶은 대학생 참여 활동에선 수도 없이 낙방하곤 했습니다. 저는 지금껏 제 인생이 시트콤 인생이라고 굳게 믿으며 살아 왔는데, '급체'의 시기엔 김병욱 피디 시트콤처럼 암울했었지요. 특히 소속이 없던 작년 일 년 간 자주 악몽에 시달렸어요.

늘 읽고 보고 쓰는 걸 좋아했지만, 꼭 집어 '피처 에디터'란 게 내게 꼭 맞는 밥그릇인지 합격 후에도 일백 퍼센트 확신하진 못합니다. 그저 운이 좋아 용케 지원자들 사이에서 살아남았다는 생각을 해요. 적어도 제가 아는, 저와 같이 지원한 친구들 중, 저보다 못한 이들은 없었습니다. 운이든 뭐든 기회가 닿아 합격했으니, 의욕 과잉도 결핍도 없이 열심히 일 해보려 합니다. 실은 이렇게 합격 수기를 쓰는 것도 오글오글 어색합니다. 정말 이제 시작이라 설레는 마음보다 버거운 마음이 더 커요. 어차피 우리 다들 고만고만 비슷한 사람들인데 '합격' 하나로 제가 조언 할 수 있는 처지에 서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피처 에디터 지망하시는 분들께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보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모 편집장님이 인터뷰 하신 걸 봤는데, 거기서 '어려운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셨어요. 또 잡지계와 관련된 시사(ex. 미디어법, 뉴미디어)를 공부해 가시면 그 쪽을 중시하는 잡지사 면접 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사람으로서 지치지 않도록, 소속이 없는 시기엔 마음 편히 놀며 자괴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 외엔 저도 까마득히 배워야 할 입장이라 뭘 말해야 할 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진부한 수상 소감 같지만, 이 수기를 빌어 그동안 감사하고 죄송했던 분들께 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더/플레이라운지 대장님, 우대리님, 안 팀장님, 에디터 스쿨 수빈 팀장님께 감사드려요. 지각결석 잦은 수강생이었지만 뵐 때마다 열강해주신 선생님들께도 고맙습니다. 잡지 만드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고요, 실은 것보다도 들를 때마다 반겨주시는 대장님 가족과 팀장님, 동기들 보는 게 개인적․정서적으로 더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족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유형의 어른들이신 것 같아요. (특별함이 성미의 까다로움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더욱 희귀함) 방문하셔서 이야기 나누고 핫초코도 타 달라고 하세요.ㅎ

아… 이렇게 수기까지 썼으니 저는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겠네요. 오래 버텨서 괜찮은 에디터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 우리 2기 누구보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