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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L이 만난 사람들]재주 넘는 곰사장

 재주 넘는 곰사장

‘브로콜리 너마저’, ‘장기하와 얼굴들’을 배출해낸 인디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의 대표이며, 그 노하우를 담아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펴낸 재주꾼 곰사장. 이제 음악에 관심 있다 하는 사람치고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대기업 취직이 최대 로망인 한국 사회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기 일을 찾아 꾸려낸 그의 용기있는 딴따라질을 들어본다.

                                                                                    붕가붕가 레코드 대표 곰사장
                                                                                                      Editor 김가영




                                          범상치 않은 표정의 곰사장님

 

Q 지난해는 ‘장기하와 얼굴들’로 인해 많이 바쁘셨을 것 같아요. 연말에는 TPL에 와서 특강도 해주셨죠.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놀 때는 어떻게 노시는지 궁금하네요.
요즘은 한동안 거의 방치해놨던 학업에 다시 시동을 걸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그런데 하도 오래간만에 하려니 머리에 녹이 슬어 잘 되지를 않네요. 공부하는 틈틈이 신규 사업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사실 주로 놀고 있는데, 놀 때는 ‘이야기’를 보거나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드라마를 보거나 소설을 읽거나 하죠. 드라마는 미국 드라마 몇 개-로스트나 소프라노스-를 주구장창 보고 있고, 소설은 예전에 봤던 무협지를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Q 음악 산업이라는 쉽지 않은 길에 뛰어드셨지만 좋아하는 일을 찾으셔서 부럽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일단 재미있을 것 같은 일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무조건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붕가붕가레코드도 그래서 시작했죠. 또 저는 음악 사업 말고도 하고 싶은 일이 많습니다. 낚싯대를 여러 개 드리워놓고 그 중에 하나 걸린 게 음악 사업이죠. 이후 붕가붕가레코드가 잘 안되면 전혀 다른 것을 하고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만약 좋아하는 게 뭔지 확신이 생길 때까지 죽치고 있었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겠죠.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에 쓴 것처럼, ‘뭐라도 재미있는 것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네요.

Q 보통은, 이상과 현실 앞에서 고민하기 마련입니다. 좋아하는 일이 있더라도 먹고 살 길이 묘연한 경우가 많죠. 붕가붕가레코드도 처음에는 그랬을 법한데요. 주위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고, 결심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을 것 같은데, 붕가붕가레코드를 차리겠다고 결심하신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요?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싶지 않아서 만든 것이 붕가붕가레코드입니다. 하고 싶은 것을 이상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계속 현실과 타협시켜가기 위한 도구인 겁니다. 현실에서는 음악으로 먹고 살기 힘드니까 취미로 하자, 그런데 취미로 하다 보면 음악 하고 싶은 게 잘 안 될 수도 있으니 좀 더 열심히 해보자. 이런 생각으로 만든 겁니다. 취미로 하는 거니 주위의 반대도 없었고, 결심하는 데는 오분 정도 걸린 거 같습니다. 물론 하고 난 다음에 문제들이 계속 생기긴 했지만요.

Q 진로 혹은 인생의 방향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곰사장님 또한 비슷한 고민을 하셨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10년 후의 자기 모습이 어땠을까 생각했던 걸 돌이켜 보면, 잘은 기억 안 나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 살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 너무 먼 미래를 고민하는 건 괜히 마음만 상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무대책으로 살 수는 없으니 미래를 생각하긴 해야겠지만, "노후 보장이 안 되면 어떡하지?" 보다는 "다음 달까지 xx를 해 내야 해."라는 식으로 보다 짧은 시간 단위를 생각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너무 고민하지 말고, 하나씩 하고 싶은 일을 해보세요.

 

* <더/플레이라운지가 만난 사람들>은?
<더/플레이라운지가 만난 사람들>은 이야기가 있는 뉴스레터 <톡톡 라운지 Talk Talk Lounge>의 고정 칼럼입니다. 매월 더/플레이라운지가 만난 사람 중에 우리만 알고 있기 아까운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문혜성, 한송이씨의 인터뷰에 이어 소개해드린 곰사장과의 인터뷰는 곧 <톡톡 라운지 Vol.10>로 발행될 예정이나 먼저 맛보기로 보여드립니다 :)